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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 보석인 줄도 모르고, 턱없이 비싸게 거래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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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21-06-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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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및 ‘처리 여부’가 표시된 국제적 수준의 감정서 요구하는 관행 시급

기획 | 귀사가 거래하는 유색보석의 실제 가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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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여 전 서울 강남의 A 소매점이 자사 홍보 블로그를 통해 한 개의 루비 사진을 올리면서 가격을 덧붙였다. “버마산 5캐럿 가격 6천만 원...” 

이를 본 도곡동의 한 주부 B씨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정도면 가격이 1억 원은 넘을텐데, 어떻게 6천만 원?’ 그 소비자는 보석에 관한 한 전문가를 뺨칠 정도의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결국 그 루비는 감정원 감정 결과 모잠비크산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해당 소매점은 B씨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다른 소매점 C는 루비 3캐럿짜리를 천 5백만 원에 판매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루비는 H2상태의 심각하게 열처리된 상태였고 실제가치는 300만원 이하였다.


과연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컬러보석들의 실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위 사례들을 보면, 고가의 보석들이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이전 수지처리 B-제이드 비취가 최고급 A-제이드 비취로 둔갑돼 엄청나게 거래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의 고가 비취가 홍콩으로까지 넘어갔다가, 결국 개당 15만원의 B-제이드 비취인 것으로 판명돼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바 있다. 


우리나라 비취 제품의 99%이상은 이전에 벌써 B비취 상태인것만 유통되고 있었고, 이후로도 국내에선 비취 제품 거래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2010년에는 함침루비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가, 관련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다. 함침루비의 문제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바람에, 홈쇼핑은 방영을 중단하게 됐고, 그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유색보석을 둘러싼 이 같은 업계 관행은 다이아몬드 거래 시장과 크게 대비된다.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모든 다이아몬드 거래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감정서가 첨부돼 공급되고 있다. 

그 감정서에는 4C 항목에 따른 다이아몬드 등급이 표기돼 있고, 그 다이아몬드가 처리된 다이아몬드일 경우 그에 대한 표기도 함께 이뤄지게 돼 있다.

판매할 때 뿐 아니라 매입 때에도 이러한 감정서에 따른 매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가 크게 줄게 된다. 

한데 유색보석 업계에는 언제쯤이나 이 같은 시스템의 도입이 이뤄질 수 있을까.


■ 아시아 각 나라들의 컬러 보석 감정 시스템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하게 유색보석 감정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일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감정원협의회」의 내부 규율이 매우 엄격하다. 그래서 회원사들 중 고의로 허위 감정을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회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같은 감정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일본 보석들의 국제적인 신뢰도는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 

태국의 경우 일본처럼 감정 시스템이 엄격하게 형성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나라에는 국제적 수준의 거대한 보석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다보니 질 낮은 보석들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게 돼 있다. 

그래서 유색보석의 경우에도 다이아몬드처럼 국제적 수준의 감정서 교환이 필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이 나라 보석상들 중 비교적 규모 있는 보석상들은 기본적으로 각 보석별 기준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기준석이란 보석을 매입할 때 해당 보석의 질이 어느 수준인지를 비교하는 척도 역할을 하는 양질의 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기준석을 기준으로 보석상들은 해당 보석을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감정 기관들이 감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도매상들이 자신이 보유한 기준석을 근거로 그 감정이 잘못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감정원이나 보석상이나 허위로 보석의 가치를 매기기 어렵게 돼 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의 유색보석 시장이 급격히 선진화되고 있다. 풍부한 구매력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으로 양질의 보석들이 흘려들어가고 있고, 그 속에서 우수한 감정시스템, 평가 시스템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도 다이아몬드처럼 선진적인 유색보석 감정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1980년대의 후진적인 보석 감정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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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서 바라보는 국내 유색보석 시장 실태


마침 우리나라에서 다이아몬드 도매업을 하다가, 홍콩을 거쳐 태국에 정착한 한 업체 대표가 있다. 태국 찬타부리 소재 「GemPark.ltd」 법인 박제현 대표다. 

그는 현재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국내 유색보석 시장을 탈피하여 선진 기법을 배우고자 먼저 홍콩에서 2년여간 생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유색보석의 중심 태국으로 건너간 지 5년이 지났다. 그러한 그가 태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보석시장에 대해 말해줬다. 


박 대표는 40여 년 전 태국에서 국내로 대량 유입된 ‘오렌지쉬 레드’색 루비에 대해 말해 줬다. ‘오렌지쉬 레드’색 루비란, 피전 블러드급 최상급 루비가 아닌, 오렌지색이 약간 감도는 핏빛 루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업계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피전 블러드급 최상급 루비를 ‘오렌지쉬 레드’색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실제 피전 블러드의 핏빛은 매우 어두운 색임에도 불구하고 왜곡되게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국내에서는 이같은 ‘오랜지쉬 레드’색 루비가 최상급 루비로 팔리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국내에서는 진홍색 피전 블러드의 최상급 루비는 너무 색이 진하다고 해서 평가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관행이 있다. 

하지만 같은 루비가 중국에만 가도 제대로 가치 평가를 받게 된다. 


국제적인 수준의 유색보석 감정서에는 필히 해당 보석이 처리된 보석인지 아닌지의 여부와 원산지 표시가 표기되게 돼 있다. 유색보석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거래되는 감정서는 이러한 핵심 내용이 빠진 일반 감정서들이 주로 유통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20-30만 짜리 처리된 보석들이 몇 백만원, 몇 천 만원에 팔리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IMF 때 시장에 흘러나온 수많은 보석들 중 그런 헐값 보석들이 수없이 많이  발견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보석은 사봐야 돈이 안 된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게 됐고, 그러한 인식은 현재까지도 보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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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 모색

다이아몬드처럼 처리 여부 등 적힌 감정서 요구해야


유색 보석 매입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유색 보석 시장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소매상 갑, 이 보석이 얼마나 할까요?

도매상 을, 지난 번 가져온 보석이 300만원 했는데, 이번 거는 지난 번 것보다 쫌 좋네요. 400만원 정도 되겠습니다. 


이 같이 순전히 보석상의 감에 의지하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육안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보석이 알고 보면 처리 보석일 경우가 수없이 많을 수 있다. 그만큼 처리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석상들 중 기준석을 비치해두고 사업을 하는 이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웬만한 보석상들이라면 거의 기준석을 구비해두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원산지 및 처리 여부가 표기된 감정서를 요구하는 게 관행화 돼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보석 거래를 할 때 소비자나 소매점, 도매점 가리지 말고, 필히 이같은 국제적 기준의 감정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값비싼 보석을 거래했다가 나중에 헐값의 보석을 사고팔았다는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감정원 중 드물게 국제적 기준의 감정 시설 및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한미보석감정원 김영출 원장은 “만일 값비싼 보석을 매입할 때만이라도 원산지 및 처리 여부가 표시된 감정서를 요구하는 관행이 형성된다면 우리나라 보석 시장의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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