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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순금 함량은 국격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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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307회 작성일 20-06-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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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순금 함량 신뢰도, 인도, 필리핀보다도 못하다!

“현 상황 방치 땐 국내업계 공멸... 함량 미달업체 전 업계에 공표하여, 발 못 붙이게 해야”

“일본 금 제품 함량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너무 신뢰할 만하다. 재보면 함량이 너무도 정확하다.”
일본 주얼리 제품들을 많이 다뤄본 귀금속 업체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그러면서 이들은 질문 한다.
“왜 우리는 이들처럼 못하나”
또 이들 사이에서 이런 말도 나온다.
“예전에는 동남아 귀금속 제품이 들어오면 아예 함량 미달을 전제하고 제값을 쳐주지 않았다. 한데 이제는 거꾸로 됐다. 우리 제품이 동남아로 가면 순금 제품을 순금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반면 인도나 필리핀 제품을 갖다 재보면 999 순금 함량이 대부분 정확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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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금속중앙회의 함량조사 결과 ‘충격’


(사)한국귀금속중앙회(회장 최장혁, 이하 귀금속중앙회)가 지난 3월 10일, 2019년도 귀금속함량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해 9월-11월, 그리고 올 1월 한 달 동안 소매점들로부터 샘플을 무작위로 구입하여 성분을 조사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수거된 샘플은 모두 161개(장식 15개 포함)였고, 관련 총판 업체 수는 98개 업체(장식업체 2곳 포함)였다.
한데 조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함량 미달 제품을 만들고 있는 업체가 조사 대상 96개 업체들 중 29개로 함량 미달 업체 비율이 무려 30.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것은 10개의 업체 중 3곳이 실제로 함량 미달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목별로 봤을 때 함량 미달 비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팔찌로 함량 미달 제품 비율이 무려 50%나 됐다. 아울러 품위별 함량 미달 비율을 보면, 995 제품들에서 함량 미달 비율이 3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10개의 제품 중 3개가 함량 미달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995 제품들에 대한 이같은 조사 결과는 여타의 다른 품목들과는 결이 다른 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995 함량 미달 제품의 ‘고의성’


‘국가의 표준’을 정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기표원)의 순금 관련 규정(KS D 9537 규정)은 땜이 안 들어간 순금제품의 경우 파괴분석을 했을 때, 무조건 999가 나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땜이 들어간 제품(예, 순금으로 만든 열쇠, 동물 모양 순금 제품, 순금 체인 등)은 전체 파괴분석 시 995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사에서 995 제품들 중 순금 함량 미달 제품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동물 모양의 순금 제품을 예로 들어보자. 이같은 제품은 기본적으로 땜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파괴 분석시 995 이상의 순도가 나와야 한다. 한데 만일 분석 결과 991이 나오거나 989가 나온다면 소비자는 0.8- 1%의 불순물을 갖고 있는 제품을 사게 된다는 결론이 된다.
기표원의 허용 기준을 고려하면 해당 제품을 만든 업체는 0.4-0.6%의 부당이득을 취한 결과가 되고, 해당 소비자는 그 정도 분량의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소비자는 명백히 순금이 아닌 제품을 순금으로 믿고 착용하고 다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백히 사기의 피해자가 된다는 것을 뚯한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은 해당 제조업체가 의도적으로 땜을 하면서 98% 이상의 땜을 써야 하는데, 그 이하의 저순도 땜을 다량으로 썼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제조업체 뿐 아니라 그러한 제품을 갖다 판 소매점들도 범법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한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귀금속중앙회는 지난 5월 1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995 제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더 심각한 사례들을 지적한 바 있다. 귀금속중앙회는 담화문에서 ‘땜이 안 들어가는 제품들도 995로 만들어 공급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아예 대놓고 소비자들을 상대로 기망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매우 악의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함량 미달 995 제품의 먹이사슬

함량 미달의 995 제품의 먹이사슬의 정점에는 일부 총판업체들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사실 공임을 받아 일을 하기 때문에, 999 제품을 만드나, 995 제품을 만드나 공임만 제대로 받으면 공임을 받은 대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면 끝이다.
한데 이들은 총판업체들이 덩어리 금을 주면서 999 금을 줘야 하는데, 함량 미달의 금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함량 미달의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아울러 소매상들도 일부 총판업체들을 겨냥해서 문제를 제기한다. 소비자들로부터 분석료를 받아 총판한데 넘기는데도 총판들이 그 분석료를 착복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게 전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부 소매점들도 뻔히 알면서 함량 미달 제품을 총판업체들과 거래하는 업체들도 있고, 또 제조업체들 또한 그러한 먹이사슬에 의도적으로 올라타는 업체들이 다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함량 미달 제품, 독이 되어 돌아올 것”


최근의 귀금속중앙회의 함량 조사 결과와 함량 미달 995 제품을 둘러싼 업계 실태를 두고 업계는 장탄식을 떠뜨리고 있다. 급기야 업계가 공멸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선 이같은 사실들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져가게 되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국내 제품들을 통째로 외면하게 될 것이다.
FTA에 따라 무관세로 밀려드는 해외 업체들에게 시장을 다 뺐기게 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고발로 공권력이라도 투입이 되게 되면 관련 총판, 제조, 소매업체들이 무더기로 범법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함량미달 제품의 먹이사슬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다수의 업체들도 선의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되는 한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의 성장은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국내 브랜드 제품들을 외면하는 마당에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브랜드를 신뢰할 리 없기 때문이다.


■ 대안은 무엇인가


“제발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우리나라 함량미달 주얼리 제품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지난 5월 1일자 귀금속중앙회 담화문 발표 소식을 접한 대구의 한 소매점주의 너무 절절한 호소였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소비자들로부터 분석료를 받으면 당연히 총판들이나 제조업체들에게 그 분석료를 지불하는데, 왜 이렇게 함량 미달 제품들이 횡행하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차제에 귀금속중앙회가 칼을 빼든 만큼, 꼭 엄정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귀금속중앙회는 지난 5월 1일 담화문을 통해 ‘오는 9월 1일부터는 995 제품은 더 이상 순금제품이 아닌 합금제품임을 선포할 것이며, 모든 매스컴과 소비자 보호단체, 청와대 청원을 통하여 일반 국민에게도 이러한 업계의 입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모든 소매점들에 대해서는 ‘9월 1일까지는 현재 진열돼 있을 수 있는 995 제품을 999 제품으로 모두 교체하길 권고드리며, 이후에 995 제품을 진열 판매하였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고객과의 갈등과 민형사상의 막중한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협조를 호소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아직도 3개월여의 과도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9월 이후부터는 위반 업체가 나올 경우 전 업계에 해당 업체들을 공시하여 그런 업체가 더 이상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패악을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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