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 이슈 2, ‘왜곡된 순금’ 15년 흑역사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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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3-07 14:13본문
0.4% 이물질 섞인 ‘가짜 순금’, 업계 스스로 끝낸다!
금값 높아질수록 ‘995 순금’, 명백한 ‘사기금’ 비난 자초
순금 주얼리 999·원자재 9999 기준으로 정상화
국내 주얼리 업계가 마침내 ‘995 순금’이라는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주얼리산업총연합회(회장 오효근, 한주총)와 주요 단체들은 오는 8월 6일부터 995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품질 규정의 변경이 아니라, 지난 15년여간 이어져 온 한국 금 유통 구조의 왜곡을 바로잡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95 순금은 본래 ‘땜이 들어가는 순금 제품에 한해, 최소 99.5%(995) 이상의 금 함량을 허용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규정이 광범위하게 왜곡되며, 한국 주얼리 시장의 신뢰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변질됐다.
■ ‘땜 예외’ 규정이 만든 왜곡된 시장
995 기준은 2011년 국가기술표준원에 의해 제정된 「KS D 9537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 규정에서 등장했다.
이 규정은 ‘땜이 필수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일부 제품들에 한해, 전체 금 함량이 99.5% 이상이면 순금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 예외 규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상 순금 함량 기준 자체를 낮추는 관행으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땜이 전혀 없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995로 제작되는 사례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조사에서는 995 제품의 절반 이상이 땜이 없는 제품이라는 결과까지 나왔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소비자들이 999 순금이라고 믿고 구매한 제품에, 실제로는 0.4%의 이물질이 섞여있는 ‘가짜금’을 양산하는 뒤틀린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에 따라 금값이 높아질수록, 이는 명백한 ‘사기 행위’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함량 미달 금의 출발점
995 문제는 단순히 ‘0.4%의 차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 기준은 결국 함량 미달 금 유통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귀금속 업계 조사에 따르면 995 제품 중 상당수가 실제 분석 결과 985~991 수준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는 소비자가 순금으로 알고 구매한 제품이, 사실상 비용이 저렴한 합금 수준에 가까운 금이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구조가 이른바 “함량 미달 금 먹이사슬”이다.
결과적으로 995 순금 유통의 허용은, 소매점, 총판, 제조업체 어느 유통 단계에서든, 함량 미달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고,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의 막대한 피해와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됐다.
■ 국가 기준과 국제 기준의 괴리
995 논란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국내 기준과 국제 기준 사이의 괴리였다.
최근 국제 금 시장에서는 순금 원자재 기준을 9999(99.99%)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순금 주얼리 제품 역시 최소 999(99.9%) 이상의 함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땜이 있는 제품에 대해 995를 순금으로 인정하는 규정이 유지되면서, 국제 기준과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한국 금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금 제품이 저평가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원자재 시장까지 무너진 신뢰... 결국 ‘불량금’ 사태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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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로 일대에서 발생한 ‘불량금’ 사건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위험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결제금으로 유통된 골드바에서 텅스텐 등 이물질이 발견됐고,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그 피해 규모가 수 백억 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체 불명의 원자재와 함량 불투명 구조가 결합되면서, 이러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제조사 각인이나 유통 이력이 명확하지 않은 금 거래 구조가 이러한 문제를 더욱 키워 왔다.
■ 업계 스스로 내린 결단... 함량 및 제조사 각인이 근본적 해결책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업계 단체들은 결국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
오는 8월 6일부터 995 순금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전면 중단하고, 결제금, 덩어리 금을 포함한 모든 주얼리 제품에, 제조사 또는 판매사 각인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일반 주얼리 제품에는 999 함량 표시를, 골드바와 결제금 등 원자재에는 9999 함량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 결의에는 전국 16개 단체가 공동 서명하며 업계 자정 의지를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히 995를 없애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금 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 제2의 화폐, ‘순금’의 이름을 되찾는 일
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제2의 화폐로 불린다.
그 금의 순도가 불확실하다면 시장 전체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995라는 이름 아래, 오랫동안 지속돼 온 관행은 결국 한국 금 산업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결단이 실제 시장에서 제대로 실행된다면, 한국 주얼리 산업은 비로소 ‘순금의 이름’을 되찾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다.
이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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