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이슈 2, 주얼리 업계에서도 AI 시대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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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5-08-06 01:25본문
“15주 걸리는 주얼리 디자인, 단 며칠 만에도 가능”
월곡연구소와 동덕여대간 ‘AI 기반 주얼리 디자인 실험’ 결과 밝혀져
“주얼리 소양 높고 AI 능력 우수하면, 명품 디자인 설계 손쉬워져”
이번 행사 2부 ‘시대를 초월하는 주얼리 그루터기’라고 이름 붙인 패널 토크쇼 에서는, 송오성 서울시립대 교수, 우하나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장, 이필성 골든듀 대표, 차지연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수영 그루핑 미디어 대표(좌측부터)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AI는 더 이상 업무 보조 도구에 머물지 않고 창의적 사고를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문 디자이너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누구나 AI의 도움을 받아 주얼리를 디자인하는 시대입니다.”
박세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행사의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하면서, 최근 10주간 진행된 ‘AI 기반 주얼리 디자인 실험’ 프로젝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와 동덕여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산학 연구 과정이었다.
이번 행사 1부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박세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K-주얼리의 변화와 도전 – AI Coupling’이라는 제하의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 실험장면
“리본 모양의 펜던트를 샹플르베 기법과 다이아몬드 사용해 디자인해 줘”라고 AI에 지시하자,
‘불과 1-2분 만에 일정 수준의 디자인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나’
동덕여대 강민정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월곡연구소 차지연 연구원이 함께 한 이 실험에서 확인된 핵심은 바로, ‘프롬프트(지시어)’의 중요성이었다. 원하는 디자인을 AI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재료, 색감, 스타일, 세공 기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리본 모양의 펜던트를 18K 화이트 골드로, 샹플르베 기법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디자인해줘”라고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매우 짧은 시간에 일정 수준의 디자인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
이전에는 디자인 완성물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리고 그려놓은 밑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패널로 참여한 차지연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
“AI 도구들이 없었다면, 15주 이상 손으로 완성해야 할 핸드 드로잉(밑그림을 그림) 과정을, AI는 단 1~2분 만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월곡주얼리연구소 차지연 연구원의 말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상상 속에만 있었던 결과물이 만들어지니, 생산의 효율은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디자인 결과물을 두고, 디자이너와 AI는 서로 소통하면서 빠르게 디자인 수준을 높여 갈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이번 실험에 참여한 이단비 학생은 “AI를 활용하여 디자인을 하다보니, 마치 내가 다른 10명 이상의 능력있는 팀원들의 조력을 받아, 함께 일하는 것과 같은 높은 생산성을 보여줍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같이 실험에 참여한 이승지 학생도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은 바로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지시어)의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결국 AI를 잘 활용하려면, 디자인 지식과 전문 용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작업자 스스로가 해당 작업물에 대한 소양이 높지 않으면, 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AI의 작업물 수준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AI의 생산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은 만큼, 작업자의 소양이 높고 AI를 다루는 능력까지 뛰어나다면, 그 완성물은 상상을 뛰어넘은 수준의 놀라운 디자인 작품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라는 얘기가 된다.
“소규모 공방도 양질의 주얼리 디자인 가능해져”
이번 실험을 주도한 강민정 교수도 영상 인터뷰에서 AI 활용에 대해, “창작 속도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라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며, “소규모 공방에서는 대표나 직원이 주얼리 디자인에 대한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AI 기술을 익히면 충분히 스스로 디자인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브랜드에게 AI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 강 교수는 “여러 디자이너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 브랜드들은, 이제 AI를 도구 삼아, 세계의 주얼리 디자인의 흐름을 조망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 자기 브랜드의 정체성을 충분히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히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방식을 바꾸는 도구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결과물은 제품 제작을 위한 최종 도안이 아니며, 실물화 과정에서 전문가의 손길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 이번 실험에 동원된 AI 툴(도구)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AI 툴은 챗GPT, 미드저니, 젠스파크 등이었다.
챗GPT는 디자인의 방향성 설정과 전문적 프롬프트 작성에 강점이 있었다.
미드저니는 예술적 감성과 스타일링에서 뛰어났고, 젠스파크는 금속의 질감 및 보석 반사 표현 등의 사실적인 렌더링(시각화 과정)에 강했다.
이 도구들을 적절히 활용해가며 참가자들은 매주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패널로 참여한 우하나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장
업계의 시선, ‘기대와 고민 사이’
이번 행사 패널 토크쇼에 참여한 (사)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우하나 회장은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정의했다. 다만, “AI로 독수리 모양의 반지를 자수정으로 표현할 수는 있어도, 실제 주얼리의 섬세함과 깊은 감각까지 표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라며 ‘인간적 감성’의 차이를 강조했다.
“반복 작업을 대신해주는 장점은 있지만, 금속의 질감과 미세한 컬러 표현 같은 요소는 여전히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AI를 포토샵이나 CAD 같은 툴로 이해하고, 디자이너가 더 창의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골든듀 이필성 대표 역시 AI를 브랜드 철학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AI가 제안한 디자인은 속도는 빠르지만, 한국적인 정체성이 약하고 어색한 경우가 많았다”며, “예술성 중심의 하이 주얼리 영역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직관과 감성이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주얼리 업계에서 AI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이자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아직 시행착오와 혼선도 많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일반 디자이너보다 더 훌륭한 명품 디자인들을 설계하게 될 것이라는 것”
이제 초보자도, 작은 공방도, AI 기술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AI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길을 열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패널로 참여한 이필성 골든듀 대표
*** 이 기사는 박세헌 책임연구원의 주제발표 내용 중 일부와, 이번 행사 토크쇼에 참여한 우하나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장, 이필성 골든듀 대표, 차지연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또 이 기사에는 박 연구원이 발표한 영상 자료를 통해 영상 인터뷰를 진행한, 강민정 교수의 인터뷰 내용, 차지연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영상 자료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한 동덕여대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도 인용되었다.
정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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