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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집] 귀금속보석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한국, 일본 사업자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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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1,427회 작성일 19-03-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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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업계, “우리도 당당히 귀금속보석 거래하고파”
일본업계, “합법적 거래관행으로 마음 편하고, 공임 제대로 받아 좋다”


국내 귀금속보석 제조업계, 소매점 업계를 집중적으로 돌아다녀 봤다. 그리고 일본에서 귀금속 공방을 하고 있는 한 사업자를 만나 봤다. 국내 사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무자료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는 거래 환경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특히 업계에 노조가 생기면서부터 그 위기감은 더욱 커 보였다. 반면 일본으로 건너가 제조업을 하고 있는 한 사업자는 보다 느긋하고 안정돼 보였다. 국가 전체적으로 합법적 거래 관행이 두텁게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국내 사업자들 중 제조업자와 소매업자 각 1인, 그리고 일본의 한 사업자 얘기를 정리해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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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공방 대표 A씨 “직원들 4대보험 가입, 꿈도 못 꿔”


23살부터 이 바닥에 들어섰다. 30세 때 창업하여, 그로부터 28년이 지났다. 사업이 잘 될 때도 있었지만, 홀딱 망해보기를 여러 번 했다. 그러다가 다시 재기해 현재 8명의 직원을 두고 회사를 운영 중이다. 공임료 받아서 운영하는데,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 직원들 4대 보험 가입은 꿈도 못 꾼다. 모두 무자료 거래이기 때문이다.


단골들한테 언제나 세금 계산서 끊어 달라고 해도 안해 준다. 자기들도 부가세 내면서까지 장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경쟁이 너무 심하다.
들어오는 수입이 모두 무자료이다 보니, 지출도 합법적으로 할 수 없다. 4대 보험 가입을 해주려 해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수입이 없는 회사에 직원이 여러 명이면 바로 세무당국에 적발될 수 있다.

주변 공장들도 대부분 다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 쪽에도 노조 바람이 불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밤에도 잠을 잘 수 없다. 직원들 중 정부에 고발이라도 할 양이면 다시 거리로 나 앉아야 한다. 노동법 위반에다 세금 포탈로 다 걸리게 돼 있다. 끔찍한 상황이다.

# 지방에서 소매점을 운영 중인 B씨 “카드 결제 떳떳이 받고 싶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금은방을 이어받아 어머니와 함께 운영 중이다. 아버지 때부터의 단골들 때문에 문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 특히 젊은 층들 고객들이 많아지는데, 이들을 대하기가 쉽지 않다. 열이면 아홉이 카드 결제다.


인터넷을 통해 금이나 보석 가격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마진도 크게 남기기 어렵다. 그래서 카드 결제의 경우 부가세를 추가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은 위험한 영업 방식이다. 아직 운 좋게 신고를 당해보진 않았다. 하지만 신고를 당해서 문을 닫았다는 영업점 소식이 곧잘 들려온다. 정부가 2014년부터 10만원 이상의 거래를 할 경우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이를 하지 않은 업체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까지 내걸고 있다. 그러한 제도의 희생양이 될까봐 두렵다.

# S주얼리 대표 C씨(제조업) “귀금속 산업, 대가 끊길 가능성이 높아”


77년 12월 재수를 하려다가 동네 형이 다니고 있는 귀금속 보석 공장에 취업했다. 솜씨가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보다 기술 습득이 빨랐다. 입대를 했다가 제대 후에도 다시 그 회사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91년도에 독립했다. 사업은 굴곡이 많았다. 한 동안 옥탑방 생활을 전전하기도 했다. 어려움을 겪다 2008년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사업이 일정하게 커졌다. 현재 15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거래는 주로 공임제로 한다. 금이나 은, 보석류를 거래처에서 보내온다. 그럼 공임만 받고 물건을 만들어 납품한다. 그렇게 해서 월 7,500만원의 공임 수입이 있다. 금 가공 물량은 월 약 13kg 정도 된다. 임대료 주고, 인건비 및 제반 경비 제하면 근근이 유지하는 정도다.

그래도 나는 괜찮은 축에 든다. 인근 지역에 보면 매물 공장이 많이 나와 있다. 공장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가장 어려운 문제가 일하는 사람들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작업 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쉽게 뛰어들지 않는다. 또 자식들에게 공장을 물려주기도 어렵다. 무자료 거래 때문에 애들마저 범법자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같은 1세대 사업자들이 물러나면 귀금속 산업은 대가 끊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일본에서 공방업을 하고 있는 김용남 대표 “일본 내 주얼리 기술자 90%가 한국인”


지난 10월 21일 국내 명인 선발대회 참가차 일시 귀국한 김용남 대표를 만났다. 그는 국내 사업이 여의치 않자, 지난 12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현지 적응 겸 6개월여 직장생활을 하다가 공방을 벌였다. 일단 기술력이 있다 보니 일감을 수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현재 직원 6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2명은 일본인, 나머지 4명은 한국인 기술자다. 일본에서도 한국인 기술자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현지에서는 전체 기술자 중 한국인 기술자가 90%에 이른다는 얘기가 있다.

일본의 귀금속 보석 거래는 거의 합법화돼 있었다. 제조업체들부터 소매업, 소비자들 모두 부가세(5%)를 주고받는 게 관행화돼 있다. 그리고 특히 제조업체 입장에서 공임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래서 직원들 모두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다. 아울러 그들의 급여는 국내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있다. 그리고 대부분 하루 8시간만 일한다. 경영주 입장에서도 너무 좋다. 그렇게 모두 합법적으로 일을 하는데도 국내보다 더 남으니 말이다.

더불어 현지 분위기는 사업자들 입장에서 음성적 거래를 하면 더 불리하다는 인식이 크게 퍼져 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 입장에서도 합법적으로 거래하는 게 생활화돼 있다. 그리고 세금도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필요할 때 정부에서 저리의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 봤을 때 한국은  음성화돼 있는 거래 관행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브랜드가 형성되기 어렵다. 그래서 애써 만든 주얼리 제품들이 헐값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약 6배의 부가가치를 인정받고 팔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임도 제값 받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이 언제나 제대로 국가적으로 음성화된 시장을 양성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그러면 굳이 해외 먼데까지 사업자들이나 기술자들이 떠날 필요가 있을까. 해외에 나간 업체들이나 기술자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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