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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과 인생] 황갑주 한국귀금속전승공예 장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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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3,454회 작성일 19-04-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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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정으로 예술혼을 불어 넣다

은 작품에 주조·단조 등 기법 사용, 매란국죽, 연화문 등 전통문양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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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갑주 장인의 공예품은 주로 순은(99.9%)을 기본재료로 주조(용융 금속을 제품 모양의 틀에 부은 후 응고시켜 제품을 얻음)기법, 조각과 세공, 단조(고체가 된 금속을 때리고 눌러서 모양을 만드는 것)기법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형상화해내는 특징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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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금속공예 유물들과 장신구 등에서 나타나는 전통문양과 전통기법을 활용하되 현 시대에 맞게 창조적으로 재현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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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사리함이나 은탁은잔 등 은으로 만든 작품에 밑그림을 그린다. 밑그림이 워낙 섬세하고 균형이 잘 맞아서 기계로 찍어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로 둥근 모양의 입체에 밑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고, 안쪽까지 밑그림을 그리기도 해 사람의 손으로 그렸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난이도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영험한 동물로 잘 알려진 린봉구룡(기린과 봉황과 거북과 용), 사군자인 매란국죽(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연화문(연꽃무늬), 반야심경 등 옛 시절 많이 그렸던 전통적인 무늬를 많이 그려넣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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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된 밑그림에 정의 날 끝을 대고 타각망치로 일사불란하게 내리치는 등 방법으로 밑그림에 숨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용의 섬세한 비늘과 당장이라도 요동칠 듯한 발톱, 대나무의 곧게 뻗은 줄기와 연꽃의 단아한 꽃잎 등의 문양들이 개성 있고 생생하게 살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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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갑주 장인은 한번 작업에 들어가면 한 달이고 열 달이고 작업에 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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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서울시가 전통공예 살리기를 위해 추진한 지원사업에서 1천만원의 지원을 받아 만든 사리함 작품의 경우엔 열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백제 왕흥사지 목탑에서 발굴된 유물을 재현한 작품이다. 발굴된 유물은 금은동 사리함 3종으로 금과 은으로 된 사리함에는 문양이 없었고 동 사리함에만 백제의 27대 왕인 위덕왕이 죽은 왕자의 넋을 달래기 위한 문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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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갑주 장인은 세 개 사리함 모두 은으로 작품을 만들었으며 작품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연화문과 여의문, 일주문, 반야심경 등의 문양을 새겨 창작의 미를 최대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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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은탁은잔을 재현한 작품은 돋움질, 투조(금속판의 일부를 끌이나 톱으로 도려내고, 그 남은 부분을 무늬로 나타내는 조금 기법) 등 기법을 활용했다. 이 작품은 현재 익산보석박물관에 영구보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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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장인은 또 일본에 빼앗겼다가 돌려받은 통일신라시대 골호(骨壺 뼈를 담아두는 항아리 모양의 그릇)를 재현하기도 했다.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쌍용을 새긴 금부쌍용화법도 고려시대의 유물을 법고창신한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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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의 예술적인 기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문자 투각(구멍을 뚫는 방법)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문자 투각은 국내 최초로 황 장인이 시도한 것이다. 한학과 붓글씨에 대한 조예가 깊은 그였기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작품이다. 문자 투각은 명필 한문의 오체(해서 행서 초서 예서 전서)를 은판 투각으로 액자화해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붓글씨를 써서 톱으로 오려내는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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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업계 뿐 아니라 전통예술 분야에서도 그는 몇 안 되는 기념비적인 인물로 꼽힌다. 황 장인의 작품들에는 장인의 뛰어난 손놀림이 깃들어있을 뿐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삶과 예술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훗날 그의 작품들이 법고창신 정신으로 만든 문화유산으로 오래토록 인정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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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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