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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루비와 사파이어의 열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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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귀금속보석신문 댓글 0건 조회 2,423회 작성일 19-05-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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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의 열처리는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매우 뜨거운 이슈이다. 특히 루비와 사파이어는 열처리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보석이다. 어떤 처리인가에 따라 보석의 가치에 민감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열처리된 보석이란 무엇일까? 루비와 사파이어의 열처리에 대한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을까? 이와 관련, 최현민 한미보석감정원 이사(공학박사)가 태국 Lotus 감정원의 Richard W. Hughes 원장의 글을 각색한 ‘루비와 사파이어의 열처리’를 통해 고대 열처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커런덤 열처리의 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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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년경: 루비, 핑크 사파이어의 청색 끼를 없애기 위한 저온 처리
1050년, 만물박사 알 베루니는 50미스칼(212g)의 금을 녹이도록 설계된 고대의 노(爐)를 이용해 루비를 가열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금은 1,064°C에서 녹기 때문에, 노가 공기 중에서 1,100°C 이상의 온도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알았다.’ 오늘날 처리 업자들은 청색 끼를 지닌 루비와 핑크, 퍼플 사파이어들을 가열한다. 사파이어를 가열하는 것이 그들이 머금고 있는 청색 끼를 없애는 데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916년: 어두운 블루 컬러를 옅게 한 저온(800~1,200°C)처리
호주 퀸즐랜드의 어두운 블루 사파이어(현무암질)를 저온에서 열처리하여 색을 옅게 했다. 후에 이 과정은 모든 어두운 블루 사파이어를 열처리하는데 적용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파이어는 지구 표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현무암질 마그마 내에서 자연적으로 가열 과정을 거친 것과 동일한 과정이기에 색상의 변화에 대해서 인위적인 열처리인지, 자연적인 것인지는 구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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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처리의 고온화(高溫化)
GIA 감정원의 Robert Crowningshield는 태국산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파이어에 대해 보고했다. 보고된 사파이어는 철 스펙트럼이 약하고 자외선 단파 형광에서 독특한 쵸키 형광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형광반응은 고온 가열처리된 게우다(geuda) 타입의 변성암 사파이어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상식을 적용해본다면, 보고된 사파이어는 철 함량이 낮은 변성암 사파이어의 고온 가열에 대한 초기 시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1975년 무렵: 열처리된 게우다 사파이어
색이 옅거나 거의 없는 스리랑카산 게우다 사파이어를 블루 컬러로 전환하는 데에 1,500°C 이상의 고열을 낼 수 있는 디젤로가 사용됐다. 디젤로에 산소가 주입되면 루틸을 녹일 수 있는 고온을 낼 수 있다. 이 과정에 수소를 공급하여 환원 분위기를 만든다. 1970년대 후반까지 이와 같은 환원 분위기의 고온에서 가열된 게우다 사파이어가 시장에 넘쳐났고, 대다수의 구매자들은 그들이 열처리된 사파이어를 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1980년: 티타늄 원소로 표면 확산 처리된 사파이어
티타늄 원소로 표면 확산 처리된 사파이어가 시장에 등장했다. 처음에는 유니온카바이드 회사로부터 특허권을 사들인 스위스 회사가 표면 확산 처리된 사파이어임을 알리지 않고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신속하게 감별이 이루어지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1980년대 초: 전기로의 등장
전기로는 온도와 분위기를 더 잘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전기로로 조성된 산화 분위기는 옅은 블루 컬러의 스리랑카산 사파이어를 선명한 황색과 주황색으로 바꿀 수 있었으며, 이렇게 처리된 많은 사파이어들이 시장에 유입됐다.

1980년대 중반: 플럭스를 이용한 열처리
열처리 과정에 플럭스(융제)가 더해지면 루비 또는 사파이어 틈이나 피셔부분에 플럭스가 유입되고 이때 루비 또는 사파이어에 재결정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미세한 양의 합성 커런덤이 메워지며 치유되는 피셔 치유가 발생한다. 이 루비가 1991년 몽슈에서 발견되었을 때, 시장에는 이미 플럭스 치유된 루비들이 많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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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2001년: 베릴륨 확산 처리된 사파이어
1990년대 중반부터 베릴륨 확산 처리된 커런덤이 서서히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2001년에는 베릴륨 확산 처리된 커런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됐다. 보석감정사들은 2002년 초에 이르러 베릴륨 원소가 사파이어 내부로 확산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 베릴륨 확산 처리된 사파이어를 감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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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03년: 더 길어진 가열 시간, 한층 더 정교해진 가열 방법
가열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파이어의 색은 더 향상될 수 있다. 처리업자들은 사파이어 색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건으로 실험해 본다. 한 처리업자는 사파이어 색 향상을 위해 다양한 조건의 실험을 하던 중 ‘Punsiri’라는 사파이어를 탄생시켰다. ‘Punsiri’ 사파이어는 처음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았었으나 이후에 한층 더 정교해진 열처리로 밝혀진 바 있다.
2003년에는 베릴륨(Be) 확산 처리를 통해 어두운 블루 사파이어의 색을 옅게 하는 처리방법이 등장했다. 이 사파이어를 감별하기 위해서는 첨단 분석기기를 이용한 분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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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의 역할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열처리 방법은 꾸준히 개발되고 새롭게 등장해 왔다. 우리는 루비와 사파이어 시장의 투명하고 건전한 유통문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한다. 특히 보석감정원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그 책임과 역할은 곧 보석업계의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신 열처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한미감정원 홈페이지(www.hanmilab.co.kr)에서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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